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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이혜미 도예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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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도예 작가 이혜미
       Q1. 서울번드와 오랜 인연을 맺고 있다고 들었어요. 
       사실 내 작품은 직접 보고 만져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온라인 숍 입점은 좀 겁이 났었어요. 서울번드가 내 작품이 
       소개된 첫 온라인 플랫폼인데, 작가를 존중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믿음을 갖게 됐죠. 이후 페어나 전시에서 ‘서울번드에서 봤다’고 
       인사해주시는 분들이 있어요. 서울번드라는 브랜드 자체가 
       긍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고 구매층도 공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많아 작품에도 많은 관심을 보여주시는 것 같습니다.
       Q2. 주요 작품을 소개해준다면요?
       도자기로 그릇과 트레이를 비롯한 여러 오브제를 만듭니다. 
       골드림 라인, 여기에 펄 유약을 입힌 진주 라인, 그리고 실버 
       라인이 있고요. 서울번드에는 골드림 라인을 소개하고 있어요. 
        이혜미 작가의 골드림 라인 일부.
       Q3. 라인별 작품이 서로 다른 느낌이 있지만 모두 자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어요. 
       원래 도예유리과를 전공했어요. 학부나 대학원 시절에는 
       조형 작업에 더 치중했죠. 본래 그릇 사는 걸 좋아했지만 직접 
       만들어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어요. 이후에 수업을 가르치셨던 
       이헌정 작가와 인연이 닿아 대학원 졸업 후 함께 작업할 기회가 
       생겼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그릇을 만드는 매력에 빠졌어요. 
       그릇이 가진 ‘무엇을 담는’ 기능이 어떻게 확장될지 모르는 
       지점이 재미있어요. 무슨 말이냐하면 사용자에 따라 내가 전혀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활용하면서 다양한 사용성을 보여준다는 
       점이 새롭더라고요. 또 그릇 자체가 여러 공간 놓이는 아름다운 
       오브제가 되는 걸 보면서 즐거움을 느껴요. 
        초벌 작업을 마친 그릇과 항아리들. 손으로 직접 만들어 완성한 
        비정형적인 형태들이 아름답다. 
       Q4. 실버 라인은 그동안의 작품과 다른 방식과 무드가 
       느껴져서 신선해요.
       실버 라인을 전개한 지는 1년 정도 됐어요. 도자 위에 순은을 
       켜켜이 올려 쌓는 작업인데, 기존의 도자 작업에 비해 시간이 
       2배 정도 더 걸려요. 그래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보통 
       한 달 정도가 소요되고요. 은이 예민한 재료인데다가 붓의 결까지 
       그대로 묻어날 만큼 섬세한 작업이 필요하거든요. 그 과정 자체가 
       시간을 쌓는 느낌이랄까요. 사실 작업을 좀 망설이고 있었는데, 
       비로소 시작하게 되어 기뻐요. 
       Q5. 망설였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100% 순은 제품이기 때문에 관리의 문제가 걱정됐어요. 은은 황 
       성분이 있는 음식을 담을 때 변색의 우려도 있고 계속 관리해줘야 
       처음의 상태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러다 지난 해 교토에 
       가서 다도 하시는 분을 만났는데, 은잔에 차를 내주시더라고요. 
       시간이 흘러 새까맣게 변해 있는 잔이었어요. 그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운 거에요. 그때 마치 뒷통수를 맞은 듯 했어요. 제가 마음대로 
       제품에 대해 판단해 버린 느낌이 들었다고나 할까요. 사용자 혹은
       시간에 따라 묻어나는 아름다움과 자유로움이 있지 않나 싶더라고요. 
        실버 라인 작품들. 
        이혜미 작가의 모든 작품에는 바닥에 HEAMI라는 글자가
        시그너처처럼 각인되어 있다. 
       Q6. 작업실 얘기를 안할 수가 없어요. 무척 따뜻한 느낌이 드는데, 
       어떤 공간인가요. 
       일터이자 놀이터이고 토요일에 한 번 정도 소비자에게 오픈하는 
       쇼룸이기도 해요. 이전 작업실에서는 정말 일만 하고 나왔었는데 
       여기에서는 일상 자체를 함께하는 느낌이 들만큼 정이 많이 가는 
       곳이죠. 햇빛도 잘 들어오고 동네도 고즈넉하고요. 이곳에 이사를 
       오고 나서 몇몇 작가들이 인근으로 옮겨 오기도 했어요. 야행성이라 
       야작(야간 작업)이 많은데, 같이 야작하는 작가가 있으면 괜히 힘이 
       되더라고요(웃음). 가마실 창문이 동향인데, 어스름 해가 뜨는 
       시간에 햇빛을 느끼며 ‘나 오늘도 일 열심히 했구나’라고 괜히 
       뿌듯하기도 해요(웃음). 
        이혜미 작가의 작업실 내부. 
       Q7. 작업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도자는 시간의 예술이에요. 지금 오브제를 서로 이어 붙이는 
       작업을 해야 하는데 어제 하지 못한 이유는 ‘아직 붙일 때가 
       되지 않아서’죠. 타이밍을 기다리는 일이 중요해요. 가마에서 
       굽는 과정도 마찬가지죠. 우리끼리는 가마신이라고 하는데. 
       컨트롤할 수 없는 1250도씨의 영역이라고 해야할까요? 
       결과물이 어떻게 나올지 알 수가 없어요. 굽는데 15시간, 
       식히는데 8시간 정도면 거의 24시간 동안 가마에 있는 셈인데, 
       이전에는 기다리는 시간도 힘들고 결과물이 생각과 다르면 
       속상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그 과정 또한 재미로 느껴요. 이를 
       즐겨야 계속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작업 중인 이혜미 작가의 모습. 뒤까지 모두 가려주는 독특한 
        디자인의 앞치마는 흙물 등이 뒤에 늘 묻어났던 불편함을 덜고자 
        친한 작가가 제작해줬다.
       Q8. 주로 무엇에서 영감을 받나요? 
       개인적으로 빈티지를 좋아하고 거기서 영감을 많이 받아요. 
       지금까지 보았던 전시 중에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진행했던 
       ‘신안 해저유물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전시를 보면서 마치 
       보물을 찾은 느낌이었어요. 제가 만드는 제품의 형태나 디자인은 
       이미 수 천년의 도자 역사를 찾아보면 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너무나 다양하고 아름다운 디자인이 있어요. 당시의 음식 
       문화, 생활 방식에 따라 달랐을 천차만별의 형태와 기능을 
       상상하고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이혜미 작가 모습.
       Q9. 지금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전공도 도예였고, 이후 10여 년 간 작업을 해왔지만 흙을 
       다 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가마의 성격, 초벌과 재벌, 
       유약에 따라 달라지는 성질과 질감 같은 요소들이 아직도 
       연구 대상이죠. 틈틈이 재료상을 찾아가서 공부도 하고. 새로 
       나온 재료를 물어보기도 해요. 도자에 입히는 재료는 구하기도 
       어렵고 테스트도 많이 거쳐야 해서 더 많은 공부가 필요하죠. 
       다른 소재에 대한 욕심도 있지만 흙을 어느 정도 안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10. 앞으로 어떤 계획을 갖고 있나요?
       12월 19일부터 잠원동 도큐멘트에서 개인전을 오픈해요. 
       소반 사이즈의 작업물을 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선보이게 
       되었어요. 그릇에서 나아가 그릇 자체를 담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드는 거죠. 내년에도 몇 개의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요. 네덜란드 
       더치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아 선보이는 도자 작가들의 전시에 
       참여하고, 6월에는 일본 오사카에서도 계획이 있어요. 지금 
       킨츠키를 배우는 중인데, 일본에서 킨츠키를 하시는 분의 
       초청으로 마련된 개인전이에요.
       Q11. 해보고 싶은 작품은요?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작업을 적어 넣는 투두리스트to-do list가 
       있어요. 실버 라인 작업도 그 중 하나였죠(웃음). 최근에 추가한 게 
       있는데, 벽면에 걸 수 있는 아트피스나 구조적인 오브제를 만드는 
       거에요. 지금 만드는 그릇이나 쟁반도 오브제라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규모가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고요. 
에디터_오상희       
사진_신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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